우리들의 사랑법
김본 지음 | 홍유진 그림 | 도서출판 새얀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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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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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테마소설 > 어른을 위한 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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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어른들을 위한 동화#심오한 관계학#아이들의 창의력
강아지 Von의 애달픈 삶을 통해 어른들 중심의 눈높이를 한 번쯤 돌아보게 하는 동화!
‘우리들의 사랑법’은 길을 잃거나 버려진 애완견들, 입양되었다가 또다시 버려지는 애완견들의 삶을 그린 이야기이다.
저자는 말한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문득 옆에 앉아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는 그 친구의 촉촉한 눈망울을 봤다. 일전에 입양한 유기견 녀석이었다.”
‘우리들의 사랑법’은 인간들의 폭력성과 폭력적 이별법을 강아지를 1인칭으로 하여 강아지의 눈을 통해 바라본 동화이다. 아울러 이 친구의 애달픈 삶을 통해 어른들의 마음에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줄거리
입양되었다가 또다시 차에 실려 도로에 버려진 강아지. 그 후,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다 오지 않자 강아지는 자살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 마저도 실패하고, 다시 먹을 것을 찾아 도시로 들어가는 강아지.
그곳에서 세발이라는 친구를 만나고, 세발이에게서 도시 속의 삶을 배워가며 익숙해져 갈 즈음, 시장통에 갔다가 개를 잡아 고기로 파는 사람들에게 친구를 잃고…….
그 후 실어증(실은, 말을 안하기로 결심)을 앓으며, 다시 도시를 떠난다.
어느 오두막집. 할머니를 만나고, 이별하는 방법을 알아간다. 보호소로 가고, 그곳에서 개격(?)이 유린되는 것과 인간들의 잔인무도함을 보게 된다. 결국 그들은 고기로 팔려가는 거대한 개들의 탈출로 다시 새로운 보호소로 들어가고, 강아지(나)는 마지막에 만난 어떤 기타리스트의 집으로 분양된다.
그곳에서 삶이 다시 시작된다. 하지만 이전과는 뭔가 다른 새로운 삶…….
등장인물
나{버려진 개}, 세발이(버려진 개, 다리 한쪽을 전다), 시골 오두막집 할머니, 보호소 소장, 보호소 누나, 보호소 청소하는 할아버지, 산속 집의 개, 빵구(버려진 개), 미토(버려진 개)
저자소개
글 김본
제주도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를 졸업했다. 어쩌다 학교에 다니지 않으며 집에서 나오지 않거나, 퇴학을 당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들어봤었다. “배우고 싶어요!” “그럼 학교로 가면 되잖아?” “아니요! 그런 학교 말고요.” 다음날 사무실을 나눠 작은 교실인 거침없는우다다학교(사단법인 우다다청소년재단, ‘우리는 다 다르다’)를 만들었다. 이것이 내 인생에 운명처럼 다가온 학교의 시작이다. 그렇게 시작된 배움의 터전에서 2001년부터 19년을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뒹굴며 살아가고 있다.
그림 홍유진
부산에서 태어나고 대안학교인 ‘우다다학교(우리는 다 다르다)’에서 중, 고등 과정을 거쳤고, 어려서부터 그림그리기와 책읽기를 아주 좋아했다. 지금도 열심히 그림을 그리며 10대의 끝자락을 보내고 있다.
목차
1. 난 강아지다
2. 아저씨를 따라 나서다
3. 기다림과 천국은 반대말이었던가!
4. 혼자된다는 것
5. 산속을 헤매다
6. 죽음에 관한 견(?)해
7. 하얗고 고운 내 털의 눈 밑으로
8. 도시엔 먹을 게 많다
9. 과정은 여전히 아프지만
10. 개들 간의 간격
11. “야~이 개새끼야!!!”
12. 이미 황제의 만찬이다
13. “세발아! 빨리 도망가!!!”
14. 별이 된 세발이
15. 지독한 우울이다
16. 바람이 어디론가 실어가듯이
17. “어여 더 먹어!”
18. 아침 진수성찬 속에 담긴 뜻
19. 마지막으로 만난 게 바로 나라는 걸
20. 우리를 보호해주는 곳?
21. 착하다는 건 마음이 아픈 거다
22. 며칠 사이 빵구는 많이 핼쑥해졌다
23. 잘 가! 빵구야
24. 고요하다
25.그 뒷날 새벽
26. "야! 털북숭! 털북숭!"
27.빵구야! 니는 정말 잘 살 거다
28. 몇 주가 지나고
29. "얘요! 이 아이로 할게요“
30. 이별만 알던 내게도
책 속으로
소식이 없다.
나를 데려가는 걸 까먹은 걸까……?
밍크코트 때문에?
아니 진짜 그 일 때문에 나를 버린 건가?
상실감이 몰려왔다.
그 상실이 우울로 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나처럼 젊은 친구에겐 그 속도란,
홍수로 불어난 강물 같이 빠르게 다가온다._1. 기다림과 천국은 반대말이었던가! 중에서
그렇게
절망 속에 걷다가 다다른 끝은
잔혹한 인간종족들이 씽씽 달리는 도로였다.
아마도 고속도로인가 보다.
옛날 옆집 왈순이하고
죽음에 관해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태어난 건 내 뜻이 아니었지만
죽는 건 내 뜻 이어야 되지 않겠어?
우리가 죽을라 하믄
고통 없이 죽어야 된다고.
자그마한 도로 자전거에 치이면
아프기만 하고 죽지도 못해.
시골 간선도로에서 경운기에 치이면
죽기는 죽는데 바로 안 죽어.
되게 아프다가 까마귀한테
쪼이고 햇빛에 말라 죽어.
가장 고통 없이 죽는 방법은
고속도로뿐이여.”
“그~래?”
“고속도로에서 차에 한방에 치이면
아플 사이도 없이 다음 차가
바로 와서 다시 치어.
그렇게 내 위로 차 몇 대만 지나가면
납작하니 아스팔트와 한 몸이 되는 건
한 순간이지.”_6. 죽음에 관해 견(?)해 중에서
으슬으슬 한기를 느끼며
몸을 뒤척이는데
된장국에 말은 밥 냄새에
눈을 번쩍 떴다.
이게 뭐지?
내 앞에 물 한 그릇과 된장국밥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어디 내같은 개새끼가 체면이 있나?
단숨에 해치우고
코 위에 묻은 국물 한 방울까지 쪽쪽 다 빨아 먹었다.
누가 온다.
어스름에 세발로 헉~~
세발이…….
눈을 가느다랗게 떠서 보니
지팡이를 짚고 오는
늙은 여자인간이다.
할머니라고 불리는.
“어여 더 먹어!”
입모양과 얼굴모양으로 안다.
적군인지 아군인지는.
다시 한 그릇을 더 해치우고서야
할머니한테 꼬리를 흔들어
감사를 보냈다.
‘자고로 밥값은 해야 하는데.’
주위를 둘러봐도 할 게 없다.
몰론 나의 기력이 남아있지도 않지만
‘부엌이나 지겨야겠다.
도둑고양이들이 못 들어오게.’
할머니가 방안으로 들어가고
부엌문 앞에 있는 할머니가 펼쳐준
몸빼 위에 몸을 뉘었다.
‘아! 내일은 어찌 될까?’_17. “어여 더 먹어!” 중에서
"미안혀! 내가 낼모레 서울에 있는
아들이 와서 요양원으로
가야 혀서 그랬응께…….
아들이 사업이 잘 안 되는가?
이 집과 땅을 팔 거라네. 으휴~
할배 먼저 가고 아무도 오지 않았는데
귀한 손님이 와서 참 좋았는디…….
그래도 내 걱정은 말어.
나도 살만큼은 살아서 요양원에 가믄
친구도 많고 다 잘해 준디야"
아!
이건 무슨 말이지?
야트막한 잠 속에 피부감각으로
파고드는 불안과
할머니에 대한 연민이
슬그머니 올라오는데
눈을 뜨고 일어날 수도 없고
지금 이 순간은 나의 내일보다는
벼랑으로 떨어질 것 같은 할머니의 상실감이
그 너무 아플 것 같은 허무감이
내일을 포기하는 그 평온이
내 가슴을 후벼 판다.
“어쩔 수 없었응께. 자네가 이해 해야 혀.
일 년 전만 만났어도 좋았을 건디. 우리.
사실은 나도 그곳에 가고 싶지 않아
이 땅에서 살아온 삶이 80년 인디.
뭐 호강할 거라고 선뜻 나서겄어.”_18. 아침 진수성찬 속에 담긴 뜻 중에서
“근데 궁금은 하다.
아무튼 너 이곳이 뭐 하는 곳인지 알아?”
얼굴을 돌려 빤히 쳐다봤다.
“아까 그 감별사 있지!
그가 여기 소장이야. 방귀깨나 끼는지
우리 밥 주라는 나라 돈, 다 받아 처묵고.
씨~ 늙은 개들도 안락사시켰다고 보고하고
보신탕집에 팔아넘긴대!
여기선 우리랑 살아 볼 거라고
분양받으러 온 사람들도
냄새 땜에 다 가버린다고.
저쪽 오른쪽 있지. 저 친구들이
곧 팔려 갈 거야. 식당으로…….”
세발이처럼 되는구나.
빵구도 그럼…….
이런 게 약한 자들의 눈물인가?_22. 며칠 사이 빵구는 많이 핼쑥해졌다 중에서
늙은 노부부가 들어선다.
빵구는 또다시 물구나무서기를
나도 읍내에서의 할머니 생각도 나고
졸졸 따라갔지만 빵구가 선택됐다.
드디어 빵구도 가족이 다시 생긴다.
너무 기뻐하는 빵구.
나한테 달려와서 뽀뽀하고 난리다.
나도 많이 웃었다
“어이! 털북숭! 아니, 아니! 털빡빡!
용기를 내라고 세상에 그냥 죽으라는
법은 원래 없는 거야! 알겠나?
털빡빡, 니도 좋은 날 올 끼다.
노력하믄 반드시 찾아온다.
뭐가 찾아오냐면? 음? 음?…….
하여튼 그게 온다. 잘 있어라. 나는 간다.”
뒤도 한번 안 돌아보고 떠난다.
그런 빵구가 웃기고
벌써부터 그리움을 안겨준다.
‘잘 지내라. 빵구야! 니는 정말 잘 살 거다.’_27. 빵구야! 니는 정말 잘 살 거다 중에서
도착했다. 아파트다.
오자마자 긴장해서인지 거실 바닥에
똥도 싸고, 오줌도 쌌다.
밍크코트 위는 아니지만 불안하다.
……아무 꾸중 없이 치워준다.
이 젊은 친구는 왜 나를 선택했는지,
또 이 집은 어떤 사연의 집인지,
그날 밤.
가만히 앉아있는 젊은 친구에게로 다가갔다.
손등을 핥아본다.
가만히 있는다.
다시 입술이며 얼굴전체를 핥는다.
‘어쭈! 이 친구 재미있어 질 것 같네.’_30. 이별만 알던 내게도 중에서
출판서 서평
‘우리들의 사랑법’은 버려진 애완견 본(Von)을 통해 어른들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눈높이가 너무 우리 어른들 중심은 아닌지에 대해 한 번쯤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마련해준다.
대안학교 교장으로 20년간 아이들과 함께 웃고 울고 뒹굴며 아직도 배우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 김본은 버려지고 길 잃은 본(Von)의 모습과 지금의 아이들 모습이 너무나도 닮아 있다고 말한다. 어른들 중심의 삶에서 창의력을 잃고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말이다. 아울러 아이들이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등장하는 창의성을 키우려면, 우리 아이들이 탄생하는 순간 이미 ‘세상에 보내진 선물’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실상 창의력은 아이들 교육에서 최고의 화두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애플의 최고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 같은 창의력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 않은 부모는 어디에도 없다. 그만큼 남달리 생각할 줄 알고, 스스로 행복한 삶의 답안을 찾아 슬기롭게 삶을 헤쳐 나갈 줄 아는 창의적인 마인드는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선사해주고 싶은 제1순위의 선물이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 저자의 말마따나 우리 어른들은 자칫 아이들을 ‘가장 자유로운 상태의 삶을 선사 받을 존재’가 아니라 ‘누군가의 소유물’로 인식하게 될 때가 많으니 말이다.
저자는 '대학'과 '취업'이라는 빌미로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가하는 '보이지 않는 폭력'이 이러한 창의성을 가로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그 자체로 목적인 것이지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들의 사랑법’은 창의성도 결국은 부모들의 열린 사고에서 출발한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메시지를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빼닮은 강아지 본(Von)의 애달픈 삶을 통해 잔잔히 독자에게 선사해준다.
아이들이 변화하기에 이 사회에는 너무나도 방해물이 많다. 하지만 ‘우리들의 사랑법’은 독자들에게 이런 잔잔하지만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아이들이 늘 쳐다보는 대상인 우리 어른들이 먼저 그 아이들의 든든한 보호자인 동시에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스스럼없는 친구가 되어주면 어떨까?’ ‘우리 어른들이 먼저 아이들을 향해 짓는 눈빛 하나에서도, 아이들에게 무심코 건네는 지나가는 말 하나에서도 공감과 애정을 표현해보면 어떨까?’ 그리하여 우리 어른들이 자신들 중심의 무분별한 잣대로 아이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이들을 아프게 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아이들에게서 얼마나 많은 창의성을 앗아갈 수 있는지 스스로 되짚어 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마련해준다.